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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속의 주인공이 돼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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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요맘때쯤이다.


우리 동네 근처 킨텍스 하우징 페어를 찾았다.


이것저것 구경 길에 벽난로 전시장이 눈에 띈다.


모양도 크기도 각각 수많은 벽난로는 보는 것만으로도 따뜻했다.


벽난로엔 문외한인 나는 어느덧 촌사람이 되어 있었다.


단정한 모습의 중년 신사가 다가와 말을 건네지 않았더라면


구경 끝에 해가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신사의 안내로 나는 좀 더 깊숙이 끌려들어 갔다.


약 30분가량 “벽난로 개론”을 듣고 나니 슬슬 지름신이 임하심을 느낀다.


그것도 가장 으리으리한 놈 앞에서다.


나는 오랜 봉급쟁이 생활을 때려치우고 소규모 업체를 차려 18년째다.


비용과 효과를 따지는 철저한 장사꾼인 셈이다.


만약 꼼꼼히 따질 겨를이 없다면 촉에 의지한다.


순간적인 직감이야말로 신이 내린 선물이다.


지금이 그때다.


옆에 선 마눌님이 바짝 긴장한다.


소매를 잡아당긴다.


그러나 마눌님이 이맘때쯤이면 절반은 포기한다는 것을 나는 잘 안다.


허락을 받아내기 위해 이제부터 나의 설득이 중요하다.


“당신 겨울은 무척 힘들잖아 늘 춥다고 떨고 가스비 아낀다고 떨고...


곁에 있는 나는 덩달아 떤다구 !”


마눌 눈빛이 약간 움직인다.


“TV에도 나왔지. 사람은 체온이 매우 중요하대 0.5도만 떨어져도 암과 같은 병에 걸릴 확률이 아주 높아진다고 했어”


중년 신사가 거든다.


“그럼요~ 참나무 장작 벽난로는 단순한 난방기구가 아닙니다.


세라믹 전면 유리를 통해 방사되는 원적외선은 놀라운 효과가 있습니다.


건강은 물론 피부에도 좋지요”


피부에 좋다는 말에 순간 크게 동요하는 마눌님의 심기가 포착됐다.


그녀의 완전승복을 위한 결정타를 날려야 할 때다.


“게다가 이 녀석을 들여 놓으면 한겨울 난방비 70%는 절감 된다네 ~


따스하고, 건강해지며, 피부까지 좋아지는데 덤으로 난방비까지 !”


“이건 가격이 얼마나 하나요? 비싼가요?”


마눌님이 가격을 물었다.


30년을 함께 산 사람이다.


이제 거의 넘어왔다고 보면 된다.


“그리고 말야 여보 근사한 우리 집에 벽난로야 말로 꼭 필요해.


눈 내리는 창가를 바라보며 참나무 장작이 타며 내는 소리를 들어보자구


이 얼마나 멋진 인생이냔 말이야 !”


마침내 마눌님이 카드를 내밀었다.


참 착한 마눌님 이다.


나는 이렇게 어디까지나 민주적인 절차를 밟아 켄타우로스를 집 거실에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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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일산 동구 마두동 전원주택단지 한 가운데 있다.


96년 완공된 2층 연면적 88평, 철근 콘크리트에 벽돌집이다.


당시 건축사에게 정식으로 설계비를 지불하고 질 좋은 자재를 써 그야말로 제대로 지었다.


덕분에 20년이 넘었지만 단순 하자도 없으며 건물 디자인도 우아한 기품이 있어 백년 천년, 대를 물려도 끄떡없을 것이다.


땔감을 미리 준비하시라는 신사의 말을 잊지 않고 집 뒷켠에 장작 쌓을 장소부터 마련한 다음 3루베를 주문했다.


곧이어 켄타우로스가 들어왔고 그렇게 겨울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켄타우로스는 독일 순종이다.


클래식 스타일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 집 거실에 기막히게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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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더웠던 여름, 가을이 가고 마침내 겨울이 왔다.


내가 이렇게 겨울을 학수고대 한 경우는 평생 처음이다.


11월 초 어느 날, 설레는 마음으로 불을 지폈다.


이리저리 숨구멍을 조절하자 벌겋게 타오르는 불 !


마침내 꿈에 그리던 로망이 실현되는 순간이다.


상기된 얼굴로 마눌님이 다가와 앉는다.


“좋아?”


“응 좋아”


마눌님의 코맹맹이 소리는 매우 흡족함을 의미한다.


이 얼마 만에 듣는 비음 섞인 반응인가...!!!


한창 젊은 시절 들었던 바로 그 소리다.


우리 집 가스보일러 역시 독일 순종 바일란트다.


보통 보일러에 비해 무려 네 배나 비싼 진짜배기 콘덴싱 바일란트는 열효율이 높아 큰 집에서도 실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인간이 만든 보일러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는 바일란트도 켄타우로스 앞에서는 맥을 못 춘다.


장작이 붙어 약 30분 만에 온 집안이 훈훈해진다.


이름 그대로 켄타우로스는 괴물이다.


괴물에 완전히 엮인 마눌님은 겨울 내내 행복해 하셨다.


그것도 땔감 단 45만원으로 말이다.


벽난로는 백 프로 아날로그다.


불을 지피고 열을 조절하는 것 등 상당한 연습을 필요로 한다.


그렇다고 기죽을 필요는 없다.


몇 번 하다 보면 절로 요령이 생긴다.


우선 재미있다.


불장난은 동심으로 돌아가 신나게 마련이다.


나는 적어도 HASE社가 보장하는 25년 겨울을 낭만적으로 보낼 것이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지켜야 할 일도 있다.


첫째, 좋은 벽난로를 마련하는 일이다.


세상에 많고 많은게 난로다.


앞서 말했지만 나는 적어도 삼진벽난로 중년신사를 만나 켄타우로스를 샀으니 이미 성공한 셈이다.


둘째, 땔감을 준비하는 일이다.


매 3월이면 벽난로도 장작도 비수기다.


적어도 봄, 여름, 가을을 나야 땔 만한 땔감이 된다.


참나무는 열량이 높고 잔재가 적어 벽난로에 그만이다.


만약 고급 벽난로에 참나무가 아닌 소나무, 잡목 따위를 넣는다면 벤츠에 가짜 휴발유 솔벤트를 넣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 달도 못되어 연통이 막히는 등 벽난로는 고물이 돼버릴지도 모른다.


셋째, 꾸준히 관리하는 일이다.


뭐 딱고 조이고 기름 칠 것까지야 없지만 3년 ~ 5년 한 번씩 연돌청소와 지붕을 뚫고 올라간 연돌상태 확인 등이다.


일산 도시 가운데 나지막한 정발산을 삥 둘러 비버리힐즈로 이름 지어진 동네가 있다.


정발산 북쪽으로 500여 가구, 남쪽으로 500여 가구 도합 1천 세대다.


전원주택 단지로써 대한민국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일산 신도시 개발 계획의 백미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비버리힐즈는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병원, 학교, 백화점, 지하철 등 모든 편의시설이 완벽히 갖춰진 도심 속의 전원주택 단지는 매우 드물다.


유럽식, 일본식 등 같은 집이 하나도 없는 동네는 마치 주택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대한민국 막장 드라마 90%는 여기서 찍는다고 보면 틀림없다.


나는 어느덧 드라마 속의 운 좋은 주인공이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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